재밌다는 소문을 듣고 어젯밤에 프리즌 브레이크를 다운 받아 4편을 연달아 봤다. 반달곰처럼 잠자리로 기어갈 때 시계를 흘낏 보니 29시였다.
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요 배역들이 다들 마음에 든다. 사회에서 왕따당한 녀석들이라 정서적 톱니가 맞물렸다. 드라마를 '만들기 위해' 그들의 죄목은 나열되지 않았다. 누명 쓰고 곧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 제 형을 구출하려고 주인공은 온 몸에 문신을 새긴 채 감옥에 들어간다. 쿨한 인텔리 녀석이라(달리 말해 개싸가지) 감방 동료들에게 곧 맞아죽거나 갖은 고생을 할 줄 알았지만 발가락 두 개 잘렸을 뿐 감방생활에 적응 잘 하고 탈옥 준비도 착착 진행된다.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1기분 13편을 해치웠다. 2기가 기대된다. 허약한 인류를 이만큼 발전시킨 힘은 협동과 신뢰다. 흉악범 사이에서도 그건 예외가 아닌데, 오히려 범죄자이기 때문에 그것을 판별할 줄 아는 안목을 지니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. 예를 들어, 어깨 위에 제대로 목이 붙어 있으려면.
어린 시절에는 감방에 들어가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여러 방면의 인맥도 넓히고 누구나 꿈꾸는 탈옥을 계획 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정신없이 바쁠꺼라는 희망을 품었다. 애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. 자유? 자유는 내게 어떤 개념이나 존재론적 시비꺼리는 아닌 것 같다. 난 그냥 자유롭다. 아내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내 가장 심각한 결점으로 여기는 것이다.
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. 역으로 말해 나는 굳이 탈출해야 할 감옥이 없다. 알아듣겠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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